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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기만 하면 졸음이 몰려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때때로 짙은 피로감이 엄습하면 눈꺼풀이 무거워지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정말 죽음을 각오하고 책을 읽고 있는가?" 고명환 저자의 《독서의 기술》 챕터 37부터 39까지를 읽으며, 그동안 내가 해왔던 독서의 습관과 마음가짐을 깊이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1. 죽을 각오로 읽는다는 것, 독서 습관의 시작

저자는 챕터 37에서 독서에 대한 단호한 태도를 요구합니다.

 

"여러 가지 생각하지 말고 그냥 읽자. 오늘 이 책을 끝까지 안 읽으면 죽는다는 각오로 읽자." (177p)

 

"책을 읽어 도움이 되고 안 되고 따지기 전에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죽는다고 생각해라." (179p)

 

처음 이 문장을 접했을 때는 다소 비장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잡기만 하면 졸리던 내 모습을 떠올려보니 비로소 납득이 갔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죽을 각오'란 단순히 비장함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핑계를 대지 않고 책을 집어 드는 '절박한 습관'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읽어야 한다. 진짜 나로 살기 위해 읽어야 한다. 나답게 살기 위해 읽어야 한다. 죽을 각오로 책을 읽어 진짜 나를 살려야 한다." (179p)

 

"‘나’로 태어났으니 ‘나’로 꿈을 꾸고 ‘나’ 답게 살아보자." (180p)

 

결국 타인의 기대나 세상의 기준에 끌려다니지 않고 진짜 나로 살아내기 위해서는 나만의 철학이 필요합니다. 그 철학을 세우는 유일한 길이 바로 치열한 독서입니다. 죽을 각오로 읽는 태도가 습관으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자연스럽게 책을 펼치고 몰입하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라 믿습니다.

 

2. 읽은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글쓰기와 산책의 공식

열심히 책을 읽고 좋은 문장을 노트에 옮겨 적어보지만, 돌아서면 금세 잊어버리곤 했습니다. 왜 필사까지 하는데 기억에 남는 것이 없을까 고민하던 참에 챕터 38에서 그 해답을 찾았습니다.

 

"나와 주파수가 통하는 책은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문장을 가지고 있다." (181p)

 

"문장을 읽다가 떨림을 느꼈다면 반드시 따로 적어두자. 그리고 적어 놓은 문장을 머릿속에 가지고 산책을 나가자." (182p)

 

저자는 [나 + 문장 + 산책 = 깨달음]이라는 인상적인 공식을 제시합니다. 마음을 울리는 문장을 적는 것에서 그치면 단순한 기록에 불과합니다. 그 문장을 품고 밖으로 나가 걸으며 생각할 때 비로소 내 안에서 소화가 됩니다.

 

"지금까지 손글씨로 내 생각을 적어본 적이 없다면 진짜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것이다." (184p)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야 결과가 세상에 나타나듯이 생각을 말로 글로 옮겨야 진짜 내 철학이 된다. 쓰는 과정에서 생각의 힘이 쌓인다." (185p)

 

그동안 저는 문장을 옮겨 적기만 했을 뿐, 정작 그 문장에 대한 '나의 진짜 생각'을 손글씨나 글로 풀어내지 못했습니다. 산책을 하며 문장을 되새기고 내 생각을 덧붙이는 과정이 빠졌기에 독서의 기억도 휩쓸려 나가듯 잊혔던 것입니다.

 

3. 내 안의 나와 나누는 치열한 토론

책을 읽는 행위는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과정이 아닙니다. 저자는 챕터 39에서 책을 읽으며 내면과 소통하는 법을 설명합니다.

"토론이란 논리를 통해 공격하고 나아갈 방법을 찾아서 잘 다스리는 것이지 상대방을 말로 이기는 것이거나 상대방의 말꼬투리를 잡는 것이 아니다. 책을 읽을 땐 ‘나’와 토론한다는 생각을 가져보자." (187p)
"책을 읽다가 내 안의 ‘나’들이 대화하기 시작하면 잠시 독서를 멈추고 ‘나’들이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자." (189p)

 

책을 읽다 보면 "다른 사람들도 이런 고민을 할까?", "다들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하는 심오하고도 어색한 질문들이 피어오릅니다. 평소에 해보지 않았던 방식이기에 어색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나와의 대화는 곧 생각이다. 내 안에서 수많은 생각이 치열하게 토론한 결과가 내 안에 쌓인다. 독서는 내 안에 잠든 거인을 깨울 뿐 아니라 거인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89p)

 

내 안에서 떠오르는 질문들과 솔직하게 마주하고 토론하는 것 자체가 깨달음의 과정입니다. 독서는 내면의 잠든 거인을 깨우고 계속해서 성장시키는 자극제입니다.

 

4. 서두르지 않고 매일 한 발짝씩

요즘 날씨가 제법 쌀쌀해져 점심을 먹고 다시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걸으면서 오늘 읽은 문장을 되새기고 생각하려 노력하지만, 익숙지 않아 아직은 자연스럽게 생각이 이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망하거나 조급해하지 않으려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일을 시작할 때의 어색함은 성장의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서두르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은 "매일매일 한 발짝씩 나아가는 것"입니다. 비록 작은 발걸음일지라도, 죽을 각오로 읽고, 문장을 품어 걸으며, 손으로 생각을 적어 내려간다면 내 안의 잠든 거인도 언젠가 단단하게 일어서리라 믿습니다.

 

💡 오늘의 독서 기록

  • 도서명: 독서의 기술 (고명환 저)
  • 읽은 범위: 2.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내 안의 나를 만나는 과정이다" (챕터 37~39) (#13)
  • 오늘의 작은 실천: 서두르지 않고 매일 매일 한 발짝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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