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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가피한 일의 수용]
: 이미 일어난 현실을 인정하는 단단한 첫걸음
살다 보면 우리의 의지나 노력만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거센 풍파가 삶을 덮쳐올 때가 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사고나 건강의 이상, 혹은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상황과 마주할 때 우리는 깊은 슬픔과 원망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 질문을 되풀이하며 거센 현실과 싸우려 들수록, 마음은 짓눌리고 피폐해질 뿐입니다. 데일 카네기는 이처럼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 앞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가장 지혜롭고 단단한 태도로 '불가피한 일의 정면 수용'을 제시합니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을 때는 어떠한 상황도 받아들이는 법이다. 그러고 나서 자기를 그것에 적응시켜 잊어버리는 것이다."
— 데일 카네기 《카네기 행복론》 127p 중에서
"그것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라. 일단 일어난 일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불행한 결과를 극복하는 첫걸음이다."
—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 (《카네기 행복론》 127p 재인용)
"깨끗한 체념은 인생길을 나서는 준비로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 쇼펜하우어 (《카네기 행복론》 130p 재인용)
인생이라는 길고 긴 항해 속에서 불가피한 시련과 난관을 만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이치와도 같습니다.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그 상황에 나 자신을 유연하게 적응시키지 못한 채, 이미 벌어진 사건에 집착하며 번민하는 것은 스스로를 신경쇠약에 빠뜨려 삶을 비참하게 만드는 길입니다.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깨끗한 체념'이란 단순히 포기하거나 주저앉는 패배주의가 아닙니다. 그것은 내 인력(人力)으로 바꿀 수 없는 일에 무모하게 부딪혀 소모되는 감정적 에너지를 차단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내면의 공간을 확보하는 지극히 이성적이고 용기 있는 수용의 자세입니다.

2. [깨끗한 체념]
:몸에 새겨진 수술 자국들, 그리고 암 투병을 마주한 태도
오늘 문장을 읽으며 제 머릿속에는 지난 세월 동안 제 몸에 훈장처럼, 혹은 아픈 흔적으로 남아있는 크고 작은 사고와 질병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제 몸 군데군데에는 차가운 수술대의 흔적이 가득합니다.
빙판길에 크게 넘어져 왼쪽 팔이 골절되었을 때 새겨진 기다란 수술 자국, 역시 빙판길에 미끄러지며 오른쪽 발목에 철심을 박아야 했던 골절 수술 흔적, 그리고 얼마 전 어깨 수술의 흔적까지 제 몸은 수많은 아픔을 견뎌왔습니다. 더욱이 지금 저는 암 투병이라는 삶의 커다란 시련을 마주하고 지나가는 중입니다.
돌이켜보면 조금 더 조심하고 건강을 잘 관리했더라면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 앞에서 무의미한 후회나 깊은 원망에 빠져 쓸데없는 고민으로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내 힘으로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었기에, 저는 질병이나 사고 그 자체에 대한 원망을 잠시 미뤄두었습니다. 대신 '어떻게 치료를 잘 받고, 어떻게 이 투병 생활을 무사히 이겨낼 것인가'라는 오직 문제 해결에만 온 마음과 신경을 집중했습니다.
"우리가 그 사태에 대해서 다소나마 개량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면 싸워야 할 것이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하건대, 그것이 인력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광인이 아닌 이상 앞뒤를 살핀 후에 일단 그르친 일에 대해 고민할 필요는 없다."
— 데일 카네기 《카네기 행복론》 134p 중에서
카네기의 글처럼 내가 손쓸 수 없는 이미 일어난 현실에 대해서는 깔끔하게 인정을 하고, 치료와 회복이라는 '개량할 여지가 있는 진짜 문제'와 싸우는 데 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습니다. 그것이 지금까지 제가 삶의 굴곡을 버텨내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유일한 힘이었습니다.
3. [해결을 향한 에너지]
:T스러운 엄마의 솔직함과 공감과 해결의 균형점
물론 이 과정에서 내면의 솔직한 고백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불가피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빠르게 현실을 인정하고 대책부터 세우는 저의 성향 때문에, 때로는 사랑하는 세 아이들로부터 서운함을 사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저에게 *"엄마는 왜 내 마음에 공감을 먼저 해주지 않고 자꾸 해법부터 말해?"*라며 섭섭해하곤 합니다.
사실 아이들의 말을 들을 때면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엄마'라는 자리가 가지는 무게감을 생각하게 됩니다. 자식을 키우고 가정을 지키는 엄마라는 위치는 아이의 슬픔과 불안에 함께 울어주는 공감의 자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거친 현실 속에서 아이들이 헤매지 않도록 냉정하게 길을 찾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 막중한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사건이 발생하면 저도 모르게 이성적인 사고가 먼저 작동하여 조속한 해결 방법을 찾게 됩니다.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고 따뜻하게 공감해 주는 능력이 다소 부족한 'T(이성적)' 성향의 엄마일지라도, 단순히 감정에만 치우쳐서는 정작 풀어야 할 현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불가피한 일과 싸우는 것을 그만둘 때, 우리는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데 이 에너지는 우리에게 더 풍부한 인생을 창조해 준다."
— 엘시 맥코믹 (《카네기 행복론》 137p 재인용)
이미 발생한 불가피한 일을 마주했을 때, 어차피 지나간 일과 씨름하며 소모할 에너지를 아껴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고 더 나은 내일을 창조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삶의 판단입니다.
다만, 앞으로는 저의 이성적인 해결책 이전에 아이들과 타인의 지친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마음의 공감'을 한 스푼 더해보고자 합니다. 불가피한 현실은 담담하게 받아들이되, 그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은 따스하게 보듬어주는 유연함. 오늘 하루도 발생한 일에 순응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강인함과 함께, 주변 사람들에게 다정한 온기를 건네는 균형 잡힌 삶을 향해 마음의 중심을 단단히 다잡아 봅니다.
💡 오늘의 독서 기록
- 도서명: 카네기 행복론 (데일 카네기 지음 / 최염순 옮김)
- 읽은 범위: 제3부 고민이 습관화되기 전에 물리치는 방법 / 4. 불가피한 일은 받아들여라 (#10)
- 오늘의 작은 실천: 감정을 먼저 따뜻하게 챙겨준 뒤, 불가피하게 발생한 상황은 담담히 받아들이고 구체적인 해결 방법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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