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꽤 많이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나는 책을 읽고 나서 뭘 남기고 있지?'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읽은 권수는 평균을 웃돌았지만, 정작 그 책이 저를 어떻게 바꿨는지는 대답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독서의 기술》 61~63챕터를 읽고 나서야, 제가 독서를 얼마나 피상적으로 해왔는지 조용히 인정하게 됐습니다. 잠들기 전 책을 읽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이 다른 이유61 챕터에서 제일 먼저 눈에 박힌 문장은 이것이었습니다. "책을 읽고 잠을 자면 뇌는 읽은 내용을 복습하고, 글을 쓰다 잠을 자면 뇌는 계속 다른 글감을 찾는다." 처음엔 그냥 흘겼는데, 읽고 나서 잠든 다음 날 아침에 책 내용이 또렷하게 남아있는 경험을 떠올려보니 이게 그냥 문학적 표현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이건 기억 공..
겉으로 보기에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정말 아무 걱정이 없는 걸까요? 저는 한동안 그 질문을 붙잡고 살았습니다. 쇼펜하우어 인생수업의 마지막 챕터 58~60을 읽으면서 비로소 그 답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우울의 연대, 진짜 자신감의 의미, 그리고 판단을 남에게 맡기지 않는 것. 이 세 가지가 제 안에서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됐습니다. 우울은 나만 앓는 게 아니었습니다혹시 이런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지요. "저 집은 왜 저렇게 화목할까, 우리 집만 이렇게 힘들까." 저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이 둘을 키우면서 이웃집 엄마들을 보면 다들 여유롭고 단단해 보였거든요. 그런데 조금씩 가까워지다 보면, 안에서 조용히 무언가를 버티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쇼펜하우어는 이 지점을 정확하게 짚습니다. ..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제 말이 잘 전달되지 않는 이유가 아이들 탓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카네기가 말하는 '고매한 동기에 호소하라'는 원칙을 읽으면서, 문제는 제가 상대방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답을 꺼내 들고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건 논리가 아니라 상대방이 스스로 납득하는 과정에 있다는 것,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행동 뒤에는 언제나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카네기는 인간의 행동에는 반드시 두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하나는 '그럴듯하게 보이는 이유(plausible reason)', 즉 겉으로 내세우는 명분이고, 다른 하나는 '진짜 이유(real reason)', 즉 행동의 실제 동인(動因)입니다. 여기서 동인이란 어떤 행동을 실제..
책을 펼치기만 하면 졸음이 몰려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때때로 짙은 피로감이 엄습하면 눈꺼풀이 무거워지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정말 죽음을 각오하고 책을 읽고 있는가?" 고명환 저자의 《독서의 기술》 챕터 37부터 39까지를 읽으며, 그동안 내가 해왔던 독서의 습관과 마음가짐을 깊이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1. 죽을 각오로 읽는다는 것, 독서 습관의 시작저자는 챕터 37에서 독서에 대한 단호한 태도를 요구합니다. "여러 가지 생각하지 말고 그냥 읽자. 오늘 이 책을 끝까지 안 읽으면 죽는다는 각오로 읽자." (177p) "책을 읽어 도움이 되고 안 되고 따지기 전에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죽는다고 생각해라." (179p) 처음 이 문장을 접했을 때는 다소 비장하게 느껴지..
1. [몰입]: 산만함을 차단하고 생각의 자력을 통제하는 법 매일 아침 일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과제를 접할 때, 제 마음속에는 늘 온갖 잡념과 걱정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납니다. '오늘 이 일을 다 끝낼 수 있을까?', '혹시 시기를 놓치거나 실수를 하면 어쩌지?' 같은 부수적인 생각들이 불쑥 찾아와 제 집중력을 흔들어 놓곤 했습니다. 그동안은 이런 잡념이 들 때마다 내 의지가 부족해서 그런가 보다 자책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쇼펜하우어의 글을 읽으며 내가 왜 그토록 자주 마음의 산만함을 느꼈는지 명확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생각에는 원래 끌어당기는 힘, 즉 '자력'이 존재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진정한 선택과 집중이란 무언가를 하기로 마음먹었거나 무언가에 관한 사유를 시작했으면, 그것을 끝마칠 때까지 산만해..

